카탈리나 E. & 알바로 M.
말라가 · 한집에 살지만 하루 종일 떨어져 있는 커플
두 사람은 8년째 함께예요. 말라가 시내의 같은 집에 살지만, 카탈리나의 병원 근무와 알바로의 촬영 일정이 엇갈리면 사흘 동안 깨어 있는 서로를 못 볼 때도 있어요. 예전에는 냉장고에 쪽지를 붙여 뒀어요. 이제는 카탈리나가 밤늦게 돌아오면, 알바로가 눈뜰 때 발견하도록 배경화면을 예약해 둬요. 수요일 오전 5시 33분, 알바로는 알람을 끄려고 휴대폰을 집었다가 사진 한 장을 봐요. 불 꺼진 거실, 탁자 위 빈 맥주병 두 개, 그리고 '우린 여전히 여기 있어'라는 한마디. 그날 하루 종일 지우지 않았어요. 냉장고에 자석으로 붙어 있던 쪽지가, 이제는 휴대폰에서 아직 누구에게도 팔아넘기지 않은 단 하나의 자리에 살고 있어요.